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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대한 역할 규정, 당부

제작연도 1981년 04월 11일

상영시간 08분 05초

출처 106임시국회개원식의사봉(야)

음성녹음자료 Sound Only
국회에 대한 역할 규정, 당부

새 국회가 개원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국회가 과연 그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는가를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본인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국민의사의 반영보다는 의원자신과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골몰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국민의사를 절충하고 타협하여 통일된 국민의지를 창출하는 대신 이를 분산시켜 국력을 낭비하고

갈등과 대결을 조장하는 일에 치중해 오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정책입안과정에서 정부와 대화의 상대 또는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정부를 견제한다는 이름아래 정부에 대한 도전자로서

스스로의 좌표를 설정하려고 한 일은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긍정적인 답변 자료를 발견할 수 없음을 본인은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특히 예산심의나 법안 심의 등 국회의 일상과정에서

반대당에 의한 농성과 집권당에 의한 기습처리의 악순환이 풍토병처럼 번졌던 것은 올바른 대화정치의 확립과 입법부 행정부간의 정상적인 관계정립의 측면에서 매우 불행한 현상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의회 운영이 이와 같이 비정상적으로 전개되어온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원인은 우리가 헌정을 처음 시작했던 제 1공화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제 1공화국 당시 집권자의 집권연장을 위한 무리한 의회정치 조작을 경험하였습니다. 이것은 이기정치와 대결정치를 표면화시킨 최초의 계기로서 그 후 장구한 세월에 걸쳐 비정상적인 헌정의 응어리로 작용해왔습니다.

두 번째로는 정당간의 관계에 대한 왜곡된 관념입니다. 다른 정당을 동료정당 또는 대화와 절충의 상대자로 보지 않고 철저히 적대시하는 전근대적 인식이 너무나도 강했던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념은 집권당과 반대당을 고루하고 후진적인 함수관계에 빠지게 함으로서 대화정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정치의 근대화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해 왔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의 결과로서 우리의 정치풍토에는

흑백논리라는 위험한 사고가 더욱 팽배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의정을 파행시킨 세 번째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국가와 사회의 모든 문제는 절대 악 또는 절 ?선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단순치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흑백논리의 전개로 원시적 사고방식을 거침없이 발로시킴으로써 극한 대결 내지 갈등과 혼란으로 이 나라 정치를 시중하게 한 것이 지난날의 개탄스런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의원여러분 지나간 의회정치에 있어서

우리는 많은 실패를 맛보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우리의 숙명으로 여겨 체념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가 결심하기에 따라서는 나쁜 선례와 아픈 경험을 좋은 교훈으로 삼아 이를 훌륭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의정을 잘못되게 한 여러 병폐들을 한꺼번에 치유하는 것은 물론 수월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 ??이일을 해내야 하며 또 해낼 수 있다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것은 국회의원 여러분들에게만 부여된 과제가 아니며

정부의 헌신적이고 진실된 자세가 또 한편 필요하다는 것을 본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 본인은 여러 차례의 기회를 통하여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확립하고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확약해 왔습니다.

제 11대 국회가 개원한 오늘 이 기회를 빌어 본인은 국회의원 여 러분 앞에서 이 약속을 다시 한번 확고히 다짐해보는 바입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국회의 심각한 대정부 불신, 정당간의 극한 대립, 그리고 원시적 흑백논리 등을 도출할

아무런 이유도 이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해두고자 합니다. 이밖에도 의회정치의 정상적 전개를 위하여 필요한 정부의 협조를 최대한 아끼지 않겠다는 점을 또한 강조해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새 정치 풍토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앙을 가지고 정부와 함께 노력할 때에 우리의 목표는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의원여러분, 정치를 말할 때면 국민은 의레 혼란과 갈등 부패와 비리를 연상해 왔던 것이

지난 날의 우리의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뿌리깊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정치신뢰로 바꾸어 가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라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 정치는 혼란과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바로 그것을 해소하는 정치이며

또 부패와 비리의 정치가 아니라 바로 그것은 척결하는 정치라는 것을 역사와 민족 앞에 보여줄 때를 우리는 맞이한 것입니다. 그러한 뜻에서 새시대의 정치가 추구해야할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는 안정과 개혁 繭箚?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안정은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기초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안정의 구심점은 정치안정에 있는 것입니다. 정치불안이 사회불안과 경제불안 나아가서는 안보불안을 가져왔던 지난날의 교훈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 공산국집단을 지척의 거리에 두고 있는 데다 80년대의 국제적 위기의 상황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표면화 할지 모르는 오늘의 처지를 감안할 때 안정에 대한 경건한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정을 전체와 동일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는데 그 속에서 정체만이 계속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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